이 엔지니어를 위한 이야기 공장 AI 기술에 인문학의 온기를

AI 앱의 원가가 사용자 요금제로 옮겨 왔습니다 : 같은 무대에서 그 한도는 절반이 됐습니다

AI 앱의 원가가 사용자 요금제로 옮겨 왔습니다 : 같은 무대에서 그 한도는 절반이 됐습니다

OpenAI는 현지시각 9월 29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DevDay 2026에서 Sign in with ChatGPT의 나머지 절반을 공개했습니다. 신원 확인 기능은 7월부터 베타로 전 세계에 열려 있었고, 이번에 붙은 것은 포함 사용량(plan usage)입니다. 사용자가 이미 결제한 ChatGPT Plus·Pro 요금제에 들어 있는 사용량을 제3자 앱 안에서 쓰게 하는 기능이지요. 그리고 같은 행사에서 OpenAI는 월 200달러짜리 Pro 200 요금제의 포함 사용량을 10월 30일부터 절반으로 줄인다고 밝혔습니다.

먼저 이 기능이 무엇을 옮기고 무엇을 옮기지 않는지부터 정리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로그인 단계에서 앱으로 넘어가는 것은 이름과 이메일, 프로필 사진 세 가지입니다. 대화 내용도, 메모리도, API 키도 넘어가지 않아요. 포함 사용량은 그 위에 따로 얹히는 승인 단계입니다. 사용자가 그 승인을 누르면 그 앱에서 발생한 요청 가운데 대상이 되는 것들은 앱 개발사의 청구서로 가지 않고, 내 요금제에 들어 있는 ChatGPT Work·Codex 사용량에서 깎여 나갑니다. 통제 장치도 같이 나왔는데요. 앱별 주간 사용량 상한을 사용자가 직접 걸 수 있고, 포함 사용량을 다 쓴 뒤 따로 구매해 둔 크레딧까지 끌어다 쓰는 동작은 기본적으로 꺼져 있어서 사용자가 명시적으로 켜야 합니다. 출범 파트너는 16곳으로 발표됐는데, 보도에서 반복 확인되는 이름은 Notion과 Vercel, Warp, 그리고 Cognition의 코딩 에이전트 Devin 정도이고 나머지는 매체마다 명단 구성이 조금씩 다릅니다.

이 기능의 성격을 가장 정확하게 적어 둔 문서는 벤더 쪽이 아니라 파트너 쪽에 있습니다. Cognition이 같은 날 올린 글에는 "Devin에서의 사용량은 이미 요금제에 포함된 Codex 및 ChatGPT Work 사용량에서 차감됩니다"라고 적혀 있고, 한 줄 더 붙어 있습니다. "요금제가 각 세션의 OpenAI 모델 몫을 지불하고, 다른 모델들은 포함된 Devin 할당량에서 차감됩니다." 한 세션 안에서 청구서가 둘로 갈린다는 뜻입니다. 모델 라우팅이 정확도와 속도의 문제였다가 정산의 문제로 내려온 셈이지요. 모델을 고르는 규칙을 짜는 사람이 이제 성능만 보고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 요청의 값이 누구 계정에서 빠지는지도 같이 봐야 하니까요.

그런데 정작 공개되지 않은 것이 가장 중요한 숫자입니다. 파트너 앱의 요청 한 건이 내 포함 사용량을 얼마나 깎는지에 대해 OpenAI 문서가 내놓은 설명은 한 문장이 전부예요. "포함된 사용량을 얼마나 빨리 소진하는지는 앱과 당신이 실행하는 작업에 따라 달라집니다." 앱별로 가중치가 다른지, 에이전트가 내부에서 모델을 서른 번 부르면 그것이 몇 단위로 계산되는지는 적혀 있지 않습니다. 문서가 설명하는 설정 화면은 앱별 사용량까지이고, 어떤 동작이 그 사용량을 만들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습니다. 파트너 16곳을 하필 그 16곳으로 고른 기준이 무엇인지, OpenAI가 파트너에게 수수료를 받는지 아니면 반대로 단가를 깎아 주는지도 발표에 없었습니다. 문서가 밝혀 둔 것은 자격 범주까지입니다. 포함 사용량은 오픈소스 프로젝트와 로컬에서 돌아가는 개인 프로젝트, 그리고 선별된 비공개 앱에 열려 있고, 유료로 호스팅되는 앱은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려야 합니다.

▸ 두 발표의 인과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반대 방향의 발표가 같은 행사에서 함께 나왔습니다. 10월 30일부터 Pro 200 요금제의 ChatGPT Work·Codex 포함 사용량이 Plus 대비 20배에서 10배로 내려갑니다. GPT-6 Pro로 보낼 수 있는 채팅 메시지도 주 200건에서 100건으로 줄어요. 기존 가입자는 10월 29일까지 현재 한도를 유지하고, 연말에 만료되는 일회성 사용 크레딧 2,500달러를 받습니다. 과거의 5시간 단위 한도는 다시 도입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월 500달러짜리 Pro 500 요금제가 신설됐습니다. Plus 대비 25배 사용량에, Codex에서 초당 최대 300토큰까지 나오는 Ultrafast를 쓸 수 있는 유일한 등급이고요.

이 두 발표를 하나의 인과로 묶고 싶은 유혹이 있습니다. 여러 앱이 내 요금제를 깎아 쓰기 시작하는 바로 그날, 그 요금제의 한도가 절반이 됐으니까요. 한쪽이 다른 쪽을 부른 걸까요? 그렇게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OpenAI는 두 발표를 연결해 설명하지 않았고 한도 축소의 이유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포함 사용량이 Plus·Pro에만 적용되는지, Business·Enterprise는 어떻게 되는지, 팀 관리자가 이 연결을 막을 수단이 있는지조차 확인되지 않은 상태예요. 더 정확한 표현은, 이제 여러 앱이 하나의 한도를 나누어 쓰게 되고 그 한도의 크기는 그중 한쪽이 정한다는 것까지입니다.

샌프란시스코 미션베이 1515 서드 스트리트. 2025년 6월 촬영 당시 OpenAI 본사가 있던 건물입니다.
샌프란시스코 미션베이 1515 서드 스트리트. 2025년 6월 촬영 당시 OpenAI 본사가 있던 건물입니다.

출처: Wikimedia Commons, Coolcaesar

지난 2년간 AI 앱의 손익을 결정한 항목은 사용자당 추론 비용이었습니다. 예전에 잘 팔릴수록 적자가 커지는 소프트웨어를 다룬 적이 있는데요, 에이전트가 요청 한 번에 모델을 수백 번 부르면 그 값이 고스란히 매출원가로 쌓이기 때문이었죠. 포함 사용량은 그 항목을 개발사의 손익계산서에서 덜어냅니다. 대신 가격과 한도를 정하는 자리가 개발사 바깥으로 옮겨가고요. 물론 이 경로는 OpenAI 구독자를 사용자로 가진 제품에서만 열립니다. 그 바깥에 있는 개발사는 원가를 덜어낼 이 방법을 애초에 쓸 수 없지요. 그리고 이 경로에 올라탄 쪽이 물어야 할 질문은 원가가 얼마나 줄었느냐가 아니라, 이 한도가 한 번 더 절반이 되면 우리 제품에서 무엇이 먼저 사라지느냐일 것입니다.

▸ 로그아웃은 해지가 아닙니다

문서에는 엔지니어라면 한 번 멈춰 읽을 대목이 하나 더 있습니다. 앱에서 로그아웃하는 것으로는 연결이 끊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로그아웃한 뒤에도 그 앱의 사용이 내 요금제를 계속 소비할 수 있어요. 실제로 끊으려면 ChatGPT 설정에서 Security and login 아래의 Sign in with ChatGPT 항목까지 들어가 연결을 해제해야 합니다. 그렇게 끊어도 이미 소비된 사용량은 돌아오지 않고, 앱이 이미 받아 간 데이터도 삭제되지 않습니다. 그건 앱 제공사에 따로 요청해야 하는 일이지요.

로그아웃이 권한 회수가 아니라는 사실 자체는 2010년대 소셜 로그인에서 이미 다 겪은 일입니다. OAuth로 위임한 권한은 앱 세션과 수명이 다르다는 것을 개발자들은 오래 알고 있었지요. 다만 그때 위임한 것은 프로필이었고, 이번에 위임하는 것은 돈으로 환산되는 사용량입니다. 회수 경로가 설정 화면 세 단계 아래에 놓인 것도 우연은 아니겠죠. 누군가 그렇게 그려 넣은 화면입니다.

▸ 지금 점검해 둘 것들

그래서 실무로 가져올 것은 몇 가지로 추려집니다. 회사 업무에 쓰는 도구를 개인 ChatGPT 구독으로 돌리고 있지 않은지, 조직 계정과 개인 구독의 경계를 어디에 그을 것인지 먼저 정하는 일. 연결한 앱마다 주간 상한을 걸어 두는 일. 그 상한이 절대량이 아니라 전체 주간 사용량에서 그 앱이 쓸 수 있는 비율이라는 것도 같이 알아 두는 일. 구매 크레딧까지 끌어다 쓰는 스위치는 꺼진 채로 두는 일. 앱을 그만 쓰기로 했을 때 로그아웃이 아니라 연결 해제까지 확인하는 일. 그리고 앱별 사용량 화면에서 무엇이 그 사용량을 만들었는지까지는 문서에 언급이 없다는 점을, 감사 로그와 비용 배분을 설계할 때 미리 계산에 넣는 일입니다.

이 발표가 남기는 것은 Sign in with ChatGPT를 쓰지 말자는 결론이라기보다, 위임하는 대상이 프로필이 아니라 지출일 때는 회수 경로와 소비 내역이 같은 화면에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긴 해요. 그럼에도, 우린 승인 한 번으로 앱이 곧장 돌아가는 편리함과 그 한도를 다른 쪽이 정한다는 사실 사이에서 갈등하게 됩니다.


커버 이미지: 샘 올트먼 OpenAI CEO — Wikimedia Commons, Steve Jurvetson

#OpenAI #ChatGPT #과금모델 #사용량한도 #권한위임 #개발자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