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셜록과 닥터 스트레인지의 배우인 '베네딕트 컴버배치(Benedict Cumberbatch'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 그러냐면, 그냥 이름에 배치가 들어있어서 기억에 계속 남아있거든요. 사람의 기억 속에는 보통 비슷한 이름의 다른 의미가 더욱 기억에 남는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배치 하면 컴버배치가 떠오르고, 컴버배치하면 알파카가 떠올라서 제 머릿속에는 배치 하면 알파카가 연상되는 효과가 있어요. 이걸 우리는 뇌의 신경망 연결에 비유할 수 있지만, 그 얘긴 나중에 할 기회가 있을 듯 합니다.

컴버배치가 알파카와 닮았나요? 크리스찬 베일이 더 닮았나? < Made by Gemini >
여튼, '배치'는 '일괄 처리'라는 용어로 사용되지만, 어원은 엉뚱하게도 Bake (굽다)에서 유래했습니다. 1700년대에 들어서면서 대용량의 화덕이나 오븐에 빵을 넣고 구울 때 한 번에 굽는 양을 Batch라고 불렀거든요. 그래서 영어로는 The Batch of bread라는 말이, 한 번에 굽는 빵 묶음이라는 뜻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산업혁명에 들어오면서 공정/분업화가 모든 분야에 이뤄지기 시작했고, '한 번의 공정(Operation)'을 통해 생산된 모든 양' 또는 '한 묶음'을 뜻하는 일반적인 의미로 batch가 사용되기 시작했어요.

한 번에 구울 수 있는 빵의 양을 가리키는 말에서 Batch는 시작되었어요. < Made by Gemini >
그러다, 1950~60년대 초기 컴퓨터 환경에서는 사용자의 명령어를 입력하는 키보드나 마우스가 없었고, 종이에 구멍을 뚫어서 그 구멍으로 프로그램을 입력하는 천공 카드(Punch Card)를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이 종이 카드 뭉치를 운영자가 모아 한 번에 컴퓨터에 입력했는데 이걸 Batch라고 불렀죠. 그러면서, 컴퓨터 분야에서도 이렇게 한 번에 일괄 처리하는 것을 배치(Batch)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배치로 처리한다는 말은 지금 바로 처리하는 '실시간'이 아니라, 모아서 쌓아뒀다 처리하거나, 일정 시간이 되면 한꺼번에 처리한다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그렇다면, 뒷단(Back-End)이라 불리는 '백엔드'는 무엇일까요? 백 엔드는 사용자가 볼 수 없는 시스템의 뒷쪽을 의미해요. 반대는 당연히 프론트(Front, 앞면)일테니 프론트엔드도 있겠죠? 프론트엔드는 사용자가 볼 수 있는 앞면, 즉, 여러분의 이용자 화면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정리하면, 뒷단(백엔드)에서 배치로 처리한다는 얘기는 '사용자의 화면에서는 보이지 않도록, 뒤에 배치된 서버에서 일괄로 작업을 처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관련된 비슷한 표현들을 알아보면 다음과 같아요.
- 배치를 돌리다/태우다 :수동으로 배치 작업을 실행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태우는 건 불태우는게 아니라, 컨베이어 벨트에 태우는 걸 연상하세요.
- 배치 터졌다 :배치 작업이 실행 도중 오류가 발생하여 중단된 상황을 의미합니다. 배치 작업이 터지기 전에는 배치 작업이 있었던 것 조차 모르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제 속도 터져요.
- 배치 성 :성격을 나타내는 '성'이 붙은 거에요. '가연성' 비슷한 표현이죠. 실시간이 아니라 일정 주기를 가지고 하는 업데이트 등을 의미해요. "여친과의 데이트는 배치 성으로 하고 있어요."(일정 주기에만 무지성으로 데이트를 한다는 뜻, 헤어져!)
- 말아올리다 :배치 작업을 위해 데이터(Data)를 가공해서 작업 구역에 밀어넣는 것을 말합니다. 비슷한 표현으로 벌크(Bulk)로 밀어넣는다는 말도 있어요. 데이터를 대규모로 수만 건을 왕창 넣는데, 중요하진 않은 덩치큰 데이터를 입력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술을 한 잔 말아보라고 하는 회식 용어는 매우 부담스럽게 들립니다. (많이 따르란 뜻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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