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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슈왑, 외부 AI 에이전트 로그인 차단

JP모건·슈왑, 외부 AI 에이전트 로그인 차단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가 10월 13일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외부 AI 에이전트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제멋대로 구는 에이전트가 들어오게 둘 수는 없고, 그런 게 수천 개일 수도 있다"면서요. JP모건은 외부 에이전트가 고객을 대신해 행위하거나 고객의 자격증명으로 로그인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이틀 뒤 슈왑 실적 발표에서는 릭 워스터 최고경영자가 같은 말을 더 구체적으로 했어요. 고객 대신 로그인하려는 무단 에이전트를 막고 있다고요. 같은 주에 뱅크오브아메리카도 비슷한 선을 그었습니다.

그런데 이걸 "은행이 AI를 거부했다"로 읽으면 어긋납니다. 다이먼은 자기들이 에이전트에 반대하는 것도 찬성하는 것도 아니라고 했고, JP모건은 내부에서 에이전트를 쓰면서 고객용 도구도 만들고 있어요. 슈왑은 아예 모델이 붙어 들어올 길을 따로 내고 있고요. 그럼 정확히 무엇을 막은 걸까요?

에이전트가 남의 계좌에 닿는 길은 크게 셋입니다.

첫째는 고객에게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받아 대신 로그인하는 방식이에요. 사람이 쓰는 화면에 봇이 들어가 버튼을 누르는 브라우저 자동화도 여기 들어갑니다. 지금 막힌 게 정확히 이겁니다. 은행 입장에서 보면 이 접속은 정상 로그인과 구분이 되지 않아요. 누가 들어왔는지, 무슨 권한으로 들어왔는지 알 방법이 없고, 그래서 문제가 생겨도 그 접속만 끊을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고객의 자격증명이 제3자 서버에 남습니다. 다이먼이 "책임 이전"이라는 표현을 쓴 게 이 대목이에요. 사고가 났을 때 고객이 자기 자격증명을 남에게 넘겼다는 사실 하나로 책임의 무게중심이 고객 쪽으로 기웁니다.

둘째는 오픈뱅킹 커넥터입니다. 플레이드(Plaid) 같은 중개자를 통해 고객이 은행 화면에서 직접 승인한 토큰으로 붙는 방식이고요. JP모건은 이건 계속 허용합니다. 비밀번호가 넘어가지 않고, 은행은 어떤 앱이 어떤 권한으로 붙어 있는지 목록으로 들고 있고, 마음에 안 들면 그 토큰만 끊을 수 있거든요. 대신 조회까지입니다. 송금과 청구서 납부는 안 됩니다.

셋째는 기관이 직접 문을 내주는 방식이에요. 슈왑이 가는 길인데, MCP 서버를 열어 두고 고객이 고른 모델이 그리로 들어오게 합니다. 워스터의 표현으로는 "LLM이 연결되는 건 허용하되 경험은 우리가 통제한다"는 거죠. 앤트로픽의 Claude로 거래까지 해 보는 시범 운영도 돌고 있습니다.

세 길을 나란히 놓고 보면 기준이 선명해집니다. 갈린 것은 에이전트냐 사람이냐가 아니라, 그 접속을 은행이 식별하고 끊을 수 있느냐입니다. 식별되는 접속은 열어 주고, 식별되지 않는 접속은 막은 거예요. 조회는 되고 송금은 안 되는 이유도 같은 결입니다. 잘못된 조회는 되돌릴 수 있지만 잘못 나간 돈은 되돌리기 어려우니까요. 브라이언 모이니핸 BofA 최고경영자도 계좌에서 돈이 나가는 일에는 사람이 승인 단계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아무도 공식적으로는 말하지 않는 사정이 하나 더 붙습니다. JP모건과 BofA, 웰스파고가 들고 있는, 이자가 붙지 않는 예금이 합쳐서 1조 6천억 달러 규모입니다. 아폴로의 수석이코노미스트 토르스텐 슬록은 0.1% 남짓한 요구불 금리와 3~5%대 대안 사이의 간격을 들면서, 에이전트가 놀고 있는 현금을 금리 높은 쪽으로 옮기기 시작하면 이 돈이 움직인다고 봤고요. 은행의 조달 비용이 통째로 달라지는 얘기죠. 다만 이건 바깥에서 나온 해석이고 은행이 밝힌 이유는 아닙니다.

제가 이번 주 뉴스에서 가장 크게 본 건 따로 있습니다. 에이전트 사업의 병목이 모델에서 상대방의 허락으로 옮겨 가고 있다는 겁니다. 예측이라기보다 가정인데요. 며칠 전에 에이전트가 자기를 에이전트라고 밝히는 표준 이야기를 다룬 적이 있는데, 그 표준이 왜 갑자기 급해졌는지가 이번 일로 설명됩니다. 신원을 밝히지 않는 에이전트에게 남은 길은 사람인 척 로그인하는 것뿐이고, 그 길이 지금 하나씩 닫히고 있으니까요. 근거라면 서로 다른 기관들이 약속이나 한 듯 같은 주에, 같은 자리에 경계선을 그었다는 사실 정도입니다.

그래서 에이전트가 붙는 제품을 만들고 있다면 설계를 한 번 들여다볼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고객 자격증명을 받아 두는 구조라면 그건 이제 막히는 길이고요. 기관이 내준 경로에 줄을 서야 하는데, 그 줄은 기관 수만큼 따로 있습니다. 국내 금융권도 오래 걸리지 않아 같은 질문을 받을 텐데, 그때 답이 "일단 막는다"에서 멈추지 않았으면 싶네요.


커버 이미지: 체이스 은행 지점(뉴욕 브루클린) — Wikimedia Commons, Jim.hender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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